
(포탈뉴스통신) 28년의 교직 생활 중 17년. 누군가는 타성(매너리즘)을 걱정할 법한 시간이지만, 이들에겐 여전히 매일이 새로운 탐험이다.
바로 태화초등학교 하선정 교사와 은월초등학교 손성권 교사의 이야기다.
특정 학년의 전문가를 자처하며 아이들의 삶에 깊은 뿌리를 내려온 두 교사의 교육 철학을 들여다봤다.
▶[1학년 하선정 교사] "어려운 수학 문제요? 오히려 좋아요!"
하선정 교사의 1학년 교실에서는 수학 시간이 되면 눈에 띄는 수업 장면이 이어진다.
하 교사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얘들아, 이번 문제는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떡하지?”라고 운을 떼면,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와, 좋아요! 제가 해볼래요!”,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의 힘찬 목소리가 들린다.
하 교사가 17년간 1학년을 맡으며 형성해 온 교육방식이 아이들의 변화로 이어졌다.
그는 아이들이 ‘스스로 해냈다’라는 성취감과 유능감을 느끼는 순간, 학습은 공부가 아닌 지적 유희가 된다고 믿는다.
하 교사는 교육의 최종 목표인 행복을 위해 자율성, 유능감, 연결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정답이 없는 과제를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수업은 아이들에게 배려와 연결감을 가르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배움이 조금 느린 학습자조차 방관하지 않고 끝까지 참여하는 기적 같은 태도 변화가 일어난다.
“1학년은 삶의 태도가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입니다. 특정 학년의 전문가가 되면 다른 학년에서도 통하는 교수법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는 믿음으로 1학년 곁을 지켰습니다. 서툴러도 끝까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경험한 아이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주저앉지 않는 삶의 힘을 갖게 됩니다”
그는 학부모들에게도 ‘아름다운 방관자’가 되어달라고 조언한다.
아이가 신발 끈을 묶느라 낑낑거릴 때 대신 묶어주는 대신, 한발 물러서서 아이의 서툰 손짓을 기다려 주는 믿음이 아이를 가장 크게 성장시킨다는 지론이다.
▶[6학년 손성권 교사] “운동장에서 발견한 아이의 가능성”
은월초 손성권 교사는 스스로를 ‘선험자(先驗者)’라 부른다.
사춘기의 문턱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조심스러워하는 6학년 아이들의 뒷모습을 17년째 지켜보며, 그들의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는 것이 그의 소명이다.
손 교사가 처음부터 6학년 전문가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교단에 선 지 5년 차였던 2003년, 야심 차게 맡았던 첫 6학년 담임 시절의 아쉬움이 시작이었다.
“한 해만 더 잘해보자”라던 다짐이 어느덧 17년의 세월로 이어졌다.
그의 눈은 교과 시간보다 오히려 일상의 틈새에서 더 매섭게 빛난다.
수업 땐 말수가 적던 아이가 쉬는 시간 친구들과 나눈 익살스러운 대화를 관찰해 학급 문집 작가로 참여하도록 했으며, 운동 신경이 남다른 여학생에게는 슬쩍 축구공을 밀어준다.
“너, 저기 가서 한번 뛰어볼래?” 그의 짧은 한마디에 등 떠밀려 운동장에 나갔던 한 소녀는 훗날 성인이 되어 텔레비전 축구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손 교사가 발견한 건 단순한 운동 신경이 아니라, 아이 안에 잠들어 있던 자신감이었다.
“아이들의 일상을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반짝이는 재능이 보일 때가 있어요. 그때 슬쩍 등을 밀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확신을 얻고 성장합니다. 그 성장의 과정을 함께 겪으며 저 또한 교사로서 같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교사로서의 행복, 아이들 곁에 있을 때 완성됩니다”
하선정 교사의 ‘기다림’과 손성권 교사의 ‘관찰’. 형태는 다르지만 두 교사가 지향하는 곳은 같다.
아이들이 저마다의 속도와 색깔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 28년 차 전문가 교사들은 오늘도 입을 모아 말한다.
“1학년은 1학년대로, 6학년은 6학년대로 매 순간이 기적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제 생애 가장 큰 행복이자 축복입니다”
[뉴스출처 : 울산시교육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