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탈뉴스통신) 경상남도의 북서쪽 끝단, 덕유산과 가야산, 지리산이라는 영남의 명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거창군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숲의 도시이다.
전체 면적의 약 75%가 울창한 산림으로 이루어진 거창의 숲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이자 생존의 기반이다.
그러나 푸른 산은 해마다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철이면 ‘산불’이라는 거대한 위협 앞에 놓인다.
특히 기후 위기와 방문객 실화 등으로 산불이 연중화·대형화되는 추세 속에서, 거창군은 58억 원의 예산과 242명의 인력을 투입하는 ‘산불방지 총력전’을 선포했다.
거창의 능선을 지키는 242명의 정예 파수꾼
거창군은 2025년 11월부터 2026년 5월 중순까지를 산불방지대책본부 집중 운영 기간으로 정하고, 총 242명에 달하는 대규모 현장 감시·진화 인력을 가동하고 있다.
거창군 산불대응센터의 ‘본대’와 각 읍면에서 초동 진화를 담당하는 ‘지역대’를 포함해 총 57명의 전문진화대가 상시 대기 중이다.
이들은 단순 대기를 넘어 험준한 지형에서 주행 훈련과 용수 공급 훈련을 반복하며 실전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134명의 산불감시원은 거창의 산등성이 곳곳을 누비는 ‘살아있는 CCTV’다.
이들은 감악산, 대룡산, 황새봉 등 군 주요 거점에 설치된 7개소의 감시초소와 취약 지역을 밀착 순찰하며 산불 징후를 조기에 포착한다.
군청 직원 51명으로 구성된 ‘특별진화대’는 방염진화복과 안전화 등 개인 보호 장비를 완비하고 유사시 즉각 투입될 준비를 마쳤다.
특히, 취약 시간대인 저녁 22시까지 24명의 지역 진화대가 야간 순찰을 전개하며 단 한 순간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철벽 방어선을 구축했다.
디지털 기술로 확장된 감시의 눈, 926개 장비의 입체적 방어
거창군은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첨단 ICT 기술과 현대화된 장비를 방어망의 전면에 배치했다.
이는 험준한 지형이 많은 거창의 특성을 고려한 과학적 재난 대응 체계의 정수다.
현재 거창군은 감악산, 취우령, 금귀봉, 보해산 등 관내 산불 취약지 12개소(13개 운영)에 무인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특히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노후 카메라를 교체 등으로 장비를 최신화하여 감시 효율을 극대화했다.
상황실에서는 이 카메라들을 통해 산림 내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연기나 불꽃이 감지되는 즉시 진화 대원들에게 좌표를 전송한다.
장비 면에서도 15대의 산불 진화차를 필두로 무전기 304대, 초기 진화용 소화기 173개, 등짐펌프 360개 등 총 7종 926개의 전문 장비가 전 읍면에 전략적으로 배치되어, 효율적인 감시체계를 갖추었다.
또한, 대형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함양 등 인근 지자체와 공조하는 임차 헬기 1대가 함양 계류장에서 상시 대기하며 화마와의 공중전 준비를 마쳤다.
이러한 입체적 시스템은 산불 발생 시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결정적인 무기가 된다.
58억 예산의 집중 투입, ‘실화’의 고리를 끊는 예방 행정
거창군은 올해 산불 방지 관련 예산으로 총 58억 2,300만 원의 사업비를 편성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산불감시원 진화대의 인건비(약 45억 원)로, 지역 일자리 창출과 현장 대응력 강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또한 산불 진화차 구입, 산불방지 안전공간 조성, 헬기 임차 부담금 확보 등 시설 고도화와 광역 공조 체계 구축에도 예산을 편성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사람에 의한 실화’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2025년 발생한 산불 대부분이 ‘산림 연접지 내 작업장 실화’였던 점을 감안해, 군은 규제보다는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농가에서 발생하는 고춧대나 과수 가지 등 영농부산물을 태우지 않고 자원화할 수 있도록 영농부산물 파쇄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또한 현수막과 깃발 설치를 통해 군민들의 인식 개선에 주력하며, ‘태우면 범죄, 치우면 자원’이라는 구호로 군민 인식 전환을 끌어내고 있다.
군민의 ‘작은 실천’이 완성하는 안전 거창
아무리 뛰어난 정보통신기술(ICT) 장비와 강력한 진화차가 있어도, 산불 예방의 완성은 결국 군민의 참여와 일상 속 작은 실천들이다.
산림 인접지에서의 쓰레기 소각 행위를 금지하고, 산행 시 라이터 등 인화물질을 소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산불을 막을 수 있다.
만약 산불을 발견한다면 내 일처럼 여기고 즉시 119나 군청 상황실로 신고하는 깨어있는 군민의식이 필요하다.
'산림재난방지법'에 따라 실수로 산림을 태우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경각심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거창군의 노력과 6만 군민의 세심한 주의가 하나로 모일 때, 거창의 푸른 산을 화마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철저한 사전 예방은 재난 복구에 투입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며, “군민의 작은 실천이 안전 거창을 만드는 지혜로운 호미가 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기까지 걸린 백 년의 시간을 지켜내는 일, 그것은 거창의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고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뉴스출처 : 경상남도 거창군]
